산업 혁명 이후 지구의 온도가 0.85도나 올랐다. 겨우 1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이는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에 대처해야 하는 이유다. 아주 작은 기온 변화도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과학자가 밝혀냈다. 인간이 자초한 재앙, 이 시각 지구는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편집자주]

◆ 미국 뉴올리언스 ‘역대급’ 재앙
2005년 8월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했다. 제방이 무너지면서 도시 80%가 침수됐고 확인된 사망·실종자만 2500명이다. 이재민은 110만명 이상이고 재산 손실은 1080억 달러(119조8800억원)에 달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되고 있다. 뉴올리언스는 해수면보다 낮은 지형적 특성에다 허리케인이 자주 발생하는 지리적 위치로 수차례 재해를 겪었지만 카트리나의 위력은 평소와는 달랐다. 초대형 허리케인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있었지만 철저한 대비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과는 참혹했다. 전기와 상하수도 시설이 마비되고 통신은 끊겼으며 수맣은 인구가 구조되지 못한 채 고립돼 사망했다. 도시에 들어찬 물은 2주가 넘도록 빠지지 않았고 수용 능력을 넘어선 대피소는 기능을 잃었고 의약품과 구호품도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치안이 무너지자 상점이 약탈당하고 폭력 사태가 이어지면서 도시 전체는 무정부 상태에 돌입한다. 이후 뉴올리언스를 떠나는 시민들의 기나긴 행렬이 전 세계 뉴스로 방송됐다. 대재난 이후 뉴올리언스 인구는 반토막이 났다. 자연 재난이 사회적 재난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보여 준 사례다.

◆ 히말라야의 눈물
히말라야는 남극과 북극에 이어 ‘제3의 극’으로 불린다. 지구 상에서 빙하가 가장 집중적으로 형성된 곳이다. 이름 자체도 ‘눈의 거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히말라야에는 에베레스트 산을 비롯해 8000미터 이상의 높은 산이 무려 14개다. 히말라야의 만년설과 빙하는 세계 인구 40% 가까이 모여 사는 히말라야 주변국의 상수원으로 쓰인다. 만년설과 빙하가 녹은 물은 서서히 흘러 농업용수와 식수로 활용된다. 히말라야 인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생명의 젖줄’인 셈이다.
아울러 히말라야는 아름다운 절경으로 정평이 나 있다. 만년설 아래 빛나는 에메랄드빛 호수는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명소로 꼽힌다. 그런데 이 호수가 계속 커지고 있다. 이는 ‘히말라야의 눈물’로 표현된다. 지구온난화로 히말라야의 만년설과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이 호수는 점점 확대되다가 예고없이 터지기도 하는데 이를 ‘빙하 쓰나미’라고 부른다. 현재까지 중국, 네팔, 파키스탄 등 히말라야 인접 국가에서는 60번 이상의 빙하 쓰나미가 발생했다. 충격적인 것은 빙하 쓰나미 가능성이 있는 호수가 최소 2만개 이상이라는 점이다. 그 아래에 사는 사람들은 머리에 시한폭탄을 이고 사는 셈이다.
이런 천재지변은 왜 생긴걸까. 인간이 에너지를 남용한 결과다. 전기 생산이나 자동차 운행, 시설물 건설에 쓰이는 각종 화석 연료는 지구온난화를 부추기고 있다. 즉, 아무 연고없는 타지역에서 펑펑 써댄 석탄에너지가 엉뚱한 피해자를 양산하는 꼴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국가가 있다. 억울한 국가와 억울하지 않은 국가. 아마도 히말라야 주변국은 전자에 해당한다. 이는 히말라야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킬리만자로 만년설, 안데스 코토팍시, 알래스카 산맥 매킨리, 알프스 마터호른 등 만년설과 빙하도 힘없이 무너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