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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푹 끓일수록 온실가스 늘어난다” 한식의 탄소발자국 현실

집밥만 해 먹어도 상당한 환경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유는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에도 꽤 많은 탄소발자국이 발생하기 때문. 탄소배출이라고 하면, 자동차 매연이나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가 떠오른다. 하지만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분야에서도 탄소 배출량은 상당하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기후변화에 대한 축산업의 기여도는 전 세계 자동차·트럭·비행기·기차·배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고 밝혔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따르면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이란 ‘누군가의 활동이나 혹은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전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뜻한다. 식재료별 탄소발자국 즉, 식재료 생산-수송-가공-사용-폐기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펴보면 상위를 차지하는 것은 역시 육류다. 소고기는 1kg당 20~40kgCO2-eq. 돼지고기는 1kg당 3~6kgCO2-eq. 닭고기는 3~4kgCO2-eq. 가량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 한식도 온실가스 배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발표한 밥상의 탄소발자국 자료에 따르면 식재료 생산부터 수송, 조리 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의 총합 1위를 기록한 한식은 설렁탕이다. 설렁탕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인분 당 10.01kg이다. 설렁탕과 비슷한 곰탕은 1인분 당 9.74kg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설렁탕과 곰탕은 명절에 주로 먹는 떡국의 기본 육수로도 많이 사용된다. 

 

한식 요리 중에서 탄소발자국 3위는 갈비탕이다. 1인분 당 5.05kg이 배출된다. △4위 불고기 3.48kg △5위 육개장 3.01kg △6위 물냉면 2.44kg △7위 소고기뭇국 1.92kg △8위 국수장국 1.78kg △9위 비빔밥 1.43kg △10위 소고기장조림 1.37kg가 뒤를 이었다. 

 

한식의 탄소발자국 1위부터 10위까지 살펴보면 끓이거나 볶는 등 소고기를 활용한 음식이 최소 7개 이상이다. 

 

그런데 의문점이 남는다. 소고기가 문제라면, 소고기가 주를 이루는 메뉴는 설렁탕이나 곰탕보다 훨씬 많다. 가령 같은 무게 대비 불고기와 소고기장조림에 소고기가 더 많이 들어간다.

 

이유는 조리시간으로 추정할 수 있다. 설렁탕과 곰탕은 모두 몇 시간을 푹 끓이고 고아낸 음식이다. 탄소발자국에는 조리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총 양도 계산되기 때문이다. 

 

◆ 주재료만 바꿔도 탄소발자국 차이 난다 

 

평소 먹는 식단도 탄소발자국을 계산해볼 수 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스마트그린푸드에서는 ‘밥상의 탄소발자국 계산기’로 성별, 연령을 체크한 뒤 실제 한 끼 식사 메뉴를 선정하면, 탄소발자국을 확인할 수 있다. 

 

잡곡밥과 미역국, 닭볶음, 고등어구이, 배추김치를 선택하고 후식으로 딸기와 식혜까지 고르자 한 끼 식사에 탄소배출량이 1.67kg으로 나왔다. 

 

잡곡밥에 설렁탕, 제육볶음, 시금치나물, 콩나물, 배추김치를 선택하고 후식으로 배와 식혜까지 고르자 탄소발자국은 무려 11.24kg으로 나왔다. 설렁탕 하나로 9.74kg이 배출된 탓이다. 단 한 명의 한 끼 식사인데도 온실가스 배출은 10배 차이가 난다. 

 

국과 찌개류에서 탄소발자국이 가장 많은 메뉴는 소고기뭇국으로 1.84kg이 배출된다. 2위는 청국장찌개로 0.89kg이 배출됐다. 그 뒤를 잇는 것은 순두부찌개였다. 1인분당 0.73kg이 배출된다. 반찬류 중에서는 불고기가 1위, 소고기장조림이 2위였다. 삼겹살은 0.24kg이 배출됐으며, 한때 미세먼지 주범으로 낙인 찍혔던 고등어구이는 0.093kg이 배출된다. 

 

한 끼 식단만 주재료를 바꿔도 탄소발자국에는 큰 차이가 난다. 가령 설렁탕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10kg이지만 콩나물국은 0.1kg 배출된다. 육개장 대신 북엇국을 먹으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3.01kg에서 0.29kg로 크게 줄어든다. 

 

떡국을 끓일 때 기본 국물로 설렁탕이나 곰탕 대신 채소 끓인 물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동그랑땡 대신 애호박전으로 대체하면 조리도 간단하고 탄소발자국도 줄어든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전국 인구 기준 모든 한국인이 하루 한 끼만 메뉴를 변경하면, 무려 온실가스 8,523만 6,581kg이 감축된다. 이는 소나무 1,291만 4,633만 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온실가스양에 해당한다.  

온실가스는 남은 음식물을 버리고 처리할 때도 많이 배출된다. 음식을 적당량만 준비해 남김없이 다 먹는 습관이 지구 환경에 도움 된다. 

 

 

◆ 착한 식생활 유도하는 저탄소 농축산물 

 

식재료를 구입할 때 저탄소 농축산물을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 인증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저탄소 농업기술에는 풋거름 작물재배·다겹보온커튼·수막재배 등으로 비료, 유류, 농역, 전기 등 영농자재 사용량을 절감하는 기술이 포함된다. 

 

재단에서 밝힌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 가능 품목에는 감자‧고구마 등 식량작물과 감귤‧단감‧복숭아‧사과‧참다래 등 과수, 배추‧시금치‧당근 등 채소, 느타리버섯‧더덕‧땅콩 등 특용약용작물이 포함된다. 총 51품목이다. 

 

환경에 대한 국민의식이 높아지면서 저탄소 인증 농산물은 대형마트, 백화점, 친환경 전문매장 등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농산물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인증을 취득하려는 농업인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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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홍 기자

국민을 존중하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진실을 전해주는 정론직필 비건뉴스 발행인입니다.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2022년도 제1차 언론인 전문 연수' 이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