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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비건시네마] 축산업 실태 꼬집은 어른들의 동화 ‘옥자’

구글애드워즈 데이터에 따르면 채식주의 관련 검색이 올해 47% 증가했다. 이는 채식이 전 세계 트렌드를 대표하는 키워드라는 방증이다.

 

특히 채식에 대한 인식을 제고한 해외 사례를 보면 비건에 대한 미디어콘텐츠의 역할이 주효했다. 다양한 채식의 이점을 알리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채식에 대한 관심도가 늘면서 전체적인 채식인구수 증가와 채식 선택권 보호가 일상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냈다.

 

하지만 미국, 유럽에 비해 채식시장 역사가 짧은 국내에서는 채식 관련 콘텐츠가 드문 편이다. 이에 비건뉴스가 (예비)채식인을 위한 국내외 글로벌 콘텐츠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영화 '옥자'의 내용을 다소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옥자는 세계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미란도 기업에서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슈퍼돼지다. CEO인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턴 분)는 유전자 조작을 은폐하기 위해 친환경 마케팅의 일환으로 전 세계 26개국 농부들에게 어린 슈퍼돼지를 키우게 해 10년 후 가장 잘 자란 돼지에게 상을 주는 콘테스트를 연다.

 

한국에서는 희봉(변희봉 분)이 강원도 산골에서 슈퍼돼지 옥자를 키우는데 옥자는 희봉의 손녀 미자(안서현 분)과 함께 매일 산을 뛰어놀며 무럭무럭 자란다. 옥자는 하마와 돼지를 섞은듯한 귀여운 외모와 절벽에 매달린 미자를 구해낼 정도의 영리함까지 갖췄다. 10년 뒤 옥자는 콘테스트에서 1위를 하게 되면서 뉴욕으로 끌려간다.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뉴욕으로 향하는데 이 과정에서 미란도 기업과 동물권 보호 단체 동물 해방 전선(ALF)의 개입으로 미자의 여정은 험난해진다.

 

영화 전반부의 밝고 아름다운 배경과는 달리 옥자가 끌려가는 유전자 조작 실험실과 도살장은 포로수용소를 연상케한다. 옥자와 똑같이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슈퍼돼지들은 한 마리씩 도살장으로 끌려가 총을 맞아 죽고 부위별로 분해된다.

 

우여곡절 끝에 미자는 옥자를 구해내지만 다른 슈퍼돼지들은 구하지 못한 채 돌아온다. 한국으로 돌아와 영화 전반부와 똑같은 장소에서 일상을 보내지만 미자와 옥자는 마냥 행복하지 않다.

 

2017년 개봉한 옥자는 개봉 후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돼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개봉 당시 봉준호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옥자’를 찍으며 페스코 베지테리안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옥자’ 촬영을 위해 콜로라도 시스템이 인도적이라고 자랑하는 도축장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특유의 냄새와 잔인한 이미지에 압도당해 고기를 못 먹게 됐다고 했다. 또 봉 감독은 후반부에 나오는 도살장 장면보다 그가 실제로 본 것이 20~30배 더 충격적이었다고 고백했다.

 

영화는 끝없이 돌아가는 생산라인에서 상품처럼 여겨지는 동물의 목숨에 대해 이야기한다. 봉감독은 공장식 축산업에 대해 최신식 홀로코스트라고 말하며 동물을 다루는 방식이 오로지 인간을 위한 식량으로 전락해버린 것을 비판한다.

 

봉준호 감독은 옥자가 채식을 강요하거나 육식을 비판하기 위한 영화는 아니라고 전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객은 영화를 관람한 뒤 공장식 축산업의 실태를 마주하고 찜찜함과 죄책감을 느꼈고 이에 영화의 인기와 더불어 SNS에서 채식이 유행하기도 했다.

 

실제로 환경운동가, 채식주의 인플루언서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영화 ‘옥자’를 계기로 채식주의를 시작한 경우가 상당수다.

 

동물권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많다. 하지만 진실을 담은 다큐멘터리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오히려 회피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옥자는 공장식 축산업의 실태라는 심각한 이야기를 친절하고 경쾌하게 풀어낸 어른을 위한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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