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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멸종 위기의 꿀벌, 인류도 위협한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통상적으로 꿀벌에 비유하곤 한다. 꿀벌이 열심히 일한 덕분에 인간은 달콤한 꿀을 얻을 수 있다. 또 꿀벌이 제공하는 생태계 순기능은 비단 꿀에 국한되지 않는다. 꿀벌의 생존에 인류의 미래가 달렸을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런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다.

 

2006년 11월 미국에 사는 양봉업자는 자신이 소유한 400개의 벌통에 벌이 한 마리도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단순히 실종된 것이 아닌 ‘군집 붕괴 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이다.

 

벌들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벌집 군집 붕괴 현상’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 등 세계 전역에 비상이 걸렸고, 꿀을 재료로 쓰는 아이스크림 제조자 하겐다즈도 꿀벌 연구에 25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벌이 사라졌다고 세계가 발칵 뒤집어진 이유는 과연 뭘까.

 

◆ 꿀벌, 생태계 유지에 필수적인 존재

 

 

곤충은 1억5000만년 동안 꽃가루를 나르며 수분(受粉)시키는 역할을 했다. 수천 종의 곤충들이 꽃꿀과 꽃가루를 먹고 살았고, 곤충의 일종인 꿀벌은 특별히 이를 주식으로 삼았다.

 

미국 농무부는 나비나 벌 등 꽃가루 매개체가 세계 꽃식물 중 약 75%를 수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추정한다. 그중 꿀벌은 과일과 채소를 포함한 세계 식량 작물의 약 35%를 수분시키며 세계 유수의 식량 작물 중 87개의 생산을 지원한다. 세계환경단체 어스워치(Earth Watch)에 따르면 대체 불가능한 생물 5종이 있는데 그 으뜸이 바로 꿀벌이다.

 

◆ 사라진 꿀벌, 인류 멸종 위협까지

 

미 하버드대학 사무엘 마이어 교수는 만일 꿀벌 등 꽃가루 매개 곤충들이 100% 사라지게 되면 세계적으로 과일 생산량의 22.9%, 채소 16.3%, 견과류 22.9%가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채소와 과일의 비타민A와 엽산은 임신부와 어린이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영양소다. 비타민A와 엽산이 부족한 상태로 식생활이 변화하면 비전염성 질병인 심장병과 뇌졸중, 암 등의 발병이 증가하면서 한 해에 142만명이 추가로 사망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로열 소사이어티지에 발표된 최근 연구는 실제로 블루베리, 체리, 사과와 같은 일부 주요 작물의 공급이 미국에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해당 연구는 7개 주요 채소, 과일, 견과류 작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여기에는 미국 전역 131개 농장의 아몬드, 사과, 블루베리, 호박, 수박, 체리가 포함됐다. 연구된 모든 작물은 수분작용을 위해 꿀벌과 야생벌에 의존했으며 견과류 가운데 아몬드의 경우 꿀벌 의존도가 100%에 달한다.

 

이에 미국 농무부는 꿀벌이 농산물에 기여하는 가치를 연간 146억 달러(약 15조9213억원)로 추산했다. 미국에만 한정한 계산이기 때문에 이를 세계 전체로 환산하면 천문학적 금액으로 예상된다.

 

 

◆ 원인 규명을 위한 연구 활발

 

한 가지로 규명될 수는 없지만,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농약이 있다. 당시 문제가 된 네오니코니노이드 성분이 들어간 살충제는 저독성으로 알려져 있었기에 충격을 더했다.

 

이는 꿀벌에게도 영향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식물 조직에 스며들어 인간에게도 독성이 전달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유엔에서는 농약의 사용을 금지시켰다. 이 밖에도 기생 진드기, 질병, 바이러스, 전자파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한 것으로 본다.

 

또 태양 흑점의 활동이 벌들의 방향감각에 영향을 미쳐 벌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는 독특한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 전 세계가 나서 꿀벌 살리기에 집중

 

미국은 2016년 벌들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그 결과 7종의 하와이 꿀벌이 멸종위기종법에 따라 연방 보호를 받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멸종 위기의 꿀벌을 살리기 위해 꿀벌 친화적 통로인 ‘B-라인’을 만들고 있다.

 

B-라인은 영국 전역을 가로질러 야생화가 서식하거나 잠재적으로 서식할 만한 곳을 지도로 만든 것으로 규모는 영국 전역에 걸쳐 3㎞ 폭으로 총 4만8000㎢에 달한다.

 

또한 멕시코에서는 건조한 날씨로 꿀벌의 식량원이 사라지는 것을 대비해 20만 그루의 해바라기를 심고 벌집을 마련했다. 해바라기는 번식력이 강해 아무 데서나 잘 자라며 꿀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카를로스 가르시아 농업생태학 엔지니어는 “해바라기는 꿀벌뿐 아니라 다른 꽃가루 매개자들에게 먹을 것을 공급하고, 꿀벌이 다시 돌아오도록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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