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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비건] 2050년 생존 위한 열쇠는 밥상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밥상은 30년 뒤 인간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육류와 유제품 위주 식단을 콩과 견과류로 바꾸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16년 치를 감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뉴욕대 매튜 하이에크 교수 연구팀은 학술지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에 논문을 발표하며 대규모 토지가 필요한 육류·유제품 대신 콩·견과류로 식단을 바꾸면 토지 생태계가 복원돼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세계에서 재배되는 곡물의 3분의 1은 인간의 섭취를 위해 사육하는 가축의 먹이로 소비된다. 소나 돼지 등 가축은 엄청난 양의 메탄을 방출하며, 물도 많이 필요하다. 닭 한 마리를 키우는 데 542리터 물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육류·유제품 생산에 이용되는 토지를 탄소 저감에 활용할 경우 발생하는 이익을 고려해 탄소 기회비용을 산출해냈다. 연구팀은 2050년까지 육류·유제품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경우 대규모 토지의 토착 식생이 복원될 수 있고 결국 332~547Gt(기가톤)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탄소배출량 9~16년치에 해당된다. 연구팀은 급속히 줄어든 탄소 예산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탄소 예산은 지구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할 때 가능한 탄소배출량을 말한다.

 

 

연구팀은 육류·유제품 생산에 세계 농경지 83%가 이용되고 숲을 비롯해 각종 토착 식생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식단을 바꾸면 생태계를 복원해 탄소 흡수에 활용할 수 있는 곳을 지도로 제시했다. 탄소를 흡수할 수 있을 만큼 밀도 있고 생물 다양성이 확보된 숲과 생태계가 될 가능성이 있는 곳만 골라내자 러시아 면적인 700만㎢에 달했다.

 

낙농에 쓰이는 농경지를 숲으로 바꾸면 오는 2050년까지 9~16년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연구팀은 탄소 저감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기술 개발만 믿고 기다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이에크 교수는 "생산성이 낮은 농경지에 토착 식생을 복원하는 것이 탄소를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지 친화적 식단은 에너지 전환의 보충물로 생각할 수 있다”며 “육류를 덜 먹고 채식을 자주 먹는 등 식습관을 바꿔 토착 숲을 복원하는 것은 각국이 에너지 체계를 재생 가능하고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구조로 바꾸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2050 탄소중립 실현해야

 

EU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한 유럽 기후법안을 마련했다. 세계 각국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만 넘어도 기후변화가 걷잡을 수 없이 가속화된다는 것에 공감했다. 1.5도 방어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로 맞춰야 한다.

 

메튜 하이에크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결국 채식이 가장 빠르고 쉽고 비용이 저렴한 기후대책이라 할 수 있다. 정부의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기다릴 것 없이 개개인이 시작할 수 있다.

 

육류 및 유제품 생산은 메탄 배출의 최대 원인이다. 채식을 하는 것만으로 단기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의 냉각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장기적으로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어 정부와 기업이 에너지 시스템을 전환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도 인류가 생존하려면 육식을 줄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2018년 학술지 네이처에 2050년 인류의 생존을 위해 육류를 지금의 10분의 1만 섭취해야 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돼지고기는 섭취량을 90%, 소고기는 75%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걀은 절반으로, 우유는 60% 줄일 것을 주장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세계 평균이기 때문에 삼겹살과 치킨을 선호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돼지고기와 닭고기 섭취량을 더 많이 줄여야 할 수 있다.

 

◆ 탄소세와 육류세

 

한국채식문화원 대표를 맡고 있는 고용석 비건채식운동가는 “유엔에 따르면 축산업은 화석연료 발전과 함께 글로벌 외부효과에 선두를 다투며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다”며 "축산업과 화석연료 보조금을 재생에너지나 친환경 소농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사용하면 건강과 기후, 자연을 모두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용석 대표는 지속가능성을 해치는 분야에 대한 투자나 인센티브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탄소세나 육류세를 통해 세금을 지속가능한 분야에 사용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9년 학술지 바이오사이언스에는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효과적인 행동지침 여섯 가지가 소개됐다. 전 세계 153개국 과학자 1만1000명이 기후비상을 언급하며 각국이 즉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6가지 행동지침에는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과 강력한 탄소세 △메탄‧블랙카본 등 단기성 온실가스 감축 △자연생태계 복원 및 보호 △GDP와 성장신화로부터 탈피 △인구증가에 대한 제어와 함께 동물성 식품 대신 채식으로 식습관 전환이 포함됐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위기라는 두 가지 사태가 이어고 있는 만큼 지속가능한 식습관과 소비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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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홍 기자

국민을 존중하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진실을 전해주는 정론직필 비건뉴스 발행인입니다.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2022년도 제1차 언론인 전문 연수' 이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