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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화장실이 지구온난화와 관련 있다?

 

19일 ‘세계 화장실의 날’을 기념해 세계기상기구가 지속가능한 개발의 핵심은 기후변화와 물, 화장실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11월 19일은 ‘세계 화장실의 날’이다. 안전한 위생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현재도 세계 곳곳의 42억 명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UN이 정한 날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수자원과 위생문제를 조정하는 UN-Water의 회원기구로 이번 화장실의 날을 기념한 행사에서 기후와 물 위기를 강조했다. WMO는 전 지구적 위생 위기를 해결하고 지속가능 개발 목표6(SDG 6)로 2030년까지 모두를 위한 물과 위생을 달성하기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15년 UN 총회에서 채택된 지속가능개발목표 17개의 핵심은 기후와 물이다. 당시 채택한 목표를 달성하기로 한 기한은 2030년으로 10년 밖에 남아있지 않다. WMO의 사무총장 페테리 탈라스 교수는 “깨끗한 물과 위생에 초점을 맞춘 ‘지속가능 개발 목표6’을 달성하기 위한 경로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는 사실이 정말 우려스럽다”라고 말하며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전 세계적으로 30억 명의 사람들이 기본적인 손 씻기 시설이 부족하다.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사람이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 식수의 접근 용이성은 인간의 건강과 웰빙 그리고 생태계의 지속과 직결돼 있다. 전문가들은 물 부족이 정치적, 사회적 불안을 일으킬 소지가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WM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11%인 7억 8000만 명 이상이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이용할 수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전 세계 병원 침대의 약 절반이 수인성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로 차 있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는 물 순환의 변동성을 증가시켜 그로 인해 더 많은 극한 기상현상을 유발하고 있으며 물 가용성의 예측 가능성도 떨어뜨리고 수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3월 비영리단체 옥스팜은 세계 물의 날을 기념해 “매년 83만 명의 사망자와 어린이 영양실조 문제의 50%가 물과 관련있다. 깨끗하지 않은 물 때문에 하루에 3600여 명의 어린이가 죽는다”고 밝혔다.

 

◆ 화장실은 기후 변화와 어떤 관련이 있나?

 

 

우리는 물을 통해서도 기후 변화의 영향을 느낀다. 가령 올 여름 장마는 이례적이었다. 기상청의 발표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8월 15일까지 장마철 강수량은 1973년 이래로 세 번째로 많았으며 장마 기간은 가장 길었다. 특히 7월 말에서 8월 중순까지는 평년 강수량의 두 배가 넘는 비가 계속해서 내렸다.

 

기후 변화로 인해 폭풍, 강풍, 호우, 가뭄 등 자연 재해의 강도가 세지고 그에 따라 물 관련 재해의 발생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한반도도 지구온난화에 따라 강수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의 실험에 따르면 지구 지표 기온이 1℃ 상승할 때 우리나라의 6~8월 평균 강수량은 약 2~4% 증가한다.

 

홍수와 가뭄, 산사태, 빙하 호수 폭발, 폭풍 해일은 해안 지역과 산 정상, 건조지역 평야와 사막, 강둑과 범람원의 생명과 인프라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빈국들과 최저개발국들이 가장 취약하다.

 

예를 들어 2019년 3월 14일, 남부아프리카에는 최악의 사이클론 이다이가 상륙했다. 모잠비크에서 시작해 짐바브웨, 말라위 등 남부아프리카국가를 잇따라 휩쓸면서 이재민 40만 명이 발생했다. 지난 3월 10일, 옥스팜은 “사이클론 이다이가 강타한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10만 명의 사람들이 무너진 집이나 임시거처에서 살고 있으며, 도로와 수도시설 등 인프라가 복구되지 않았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WMO는 “기후 변화로 인해 나타난 여러 현상이 화장실에서 정화조, 처리시설에 이르기까지 위생 시스템을 위협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홍수는 화장실을 부숴 인간 배설물을 상수도와 식량 작물, 사람이 거주하는 집으로 퍼뜨릴 수 있다. WMO는 “이런 상황은 기후 변화가 심화되면서 더욱 자주 일어날 것이며 이로 인해 공중 보건에 비상이 걸릴 것이고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상기후가 남기고 간 피해는 여전하다. 현재 짐바브웨는 극심한 가뭄과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는 등 이상기후로 강우패턴이 붕괴됐고 그 후로 가뭄이 시작했다. 옥스팜에 따르면 이곳 주민들은 30m 이상 깊이의 우물인 보어홀(borehole)에 의지하고 있지만 보어홀도 말라가고 있다.

 

이다이가 휩쓸고 간 뒤에 몇 차례의 홍수까지 겪은 모잠비크는 바닷물이 땅으로 밀려들어와 모든 땅에 소금기가 남았다. 육지에 남아있던 우물 등 깨끗한 담수는 소금물이 섞여 마실 수 없게 됐고 소금기 가득한 땅에는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됐다.

 

더러운 물로 인한 수인성 전염병도 문제다. 여전히 42억 명의 사람들이 안전하게 관리되는 위생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산다. 적절히 처리되지 않은 배설물은 밖으로 흘러나가 치명적이고 만성적인 질병을 퍼뜨린다. 위생상태를 양호하게 유지하기 위한 시설과 지식으로 무장된 지속 가능한 위생시스템은 현재의 코로나 19와 향후 질병 발생을 대비한 강력한 방어 수단이다.

 

 

그렇다면 지속 가능한 위생 시스템은 어떤 모습일까? 안전하고 접근하기 용이한 조건에서 인간의 배설물을 효과적으로 받아 처리하는 화장실로 시작한다. 배설물은 정화조에 저장되며 나중에 수거 서비스를 통해 비우거나 배관을 통해 처리시설로 빠져나간다. 다음 단계는 처리와 안전한 폐기다. 배설물을 안전하게 재활용하면 물을 절약하고 에너지 생산에 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준다. 농업에서는 믿을만한 물과 영양소를 제공하는 원천이 될 수 있다.

 

한편 ‘세계 화장실의 날’을 지정한 UN은 전 세계인의 3분의 1이 넘는 25억 명이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화장실을 이용하며 11억 명은 야외에서 배변 문제를 해결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여전히 화장실 위생 문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어 UN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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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홍

국민을 존중하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진실을 전해주는 정론직필 비건뉴스 발행인입니다.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2022년도 제1차 언론인 전문 연수' 이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