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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지구가 운다] 푸짐하게 상 차리다 매일 1만4477톤 음식물쓰레기 발생

음식물쓰레기란 식품의 생산, 유통, 가공,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농수축산물 쓰레기와 먹고 남긴 음식물찌꺼기를 말한다. 환경부는 푸짐한 상차림과 국물 음식을 즐기는 식문화와 인구 증가, 생활수준 향상, 식생활 고급화 등으로 매년 음식물쓰레기가 3%가량 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하루 1만4000여 톤에 이른다. 전체 쓰레기의 28.7%를 차지한다. 매일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자.

 

 

프랑스 보르도시에서는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가정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 수 있는 발효퇴비화 설비 ‘콤포스트(composteur)’를 무료로 설치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사용법을 교육하는 등 해당 설비 사용을 적극 장려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8일 서울연구원 김준광 통신원은 세계도시동향 보고서를 통해 보르도시는 콤포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쓰레기 배출량을 1인당 연간 15kg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쓰레기를 계속해서 매립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토지가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쓰레기 운반에 따른 비용이 들고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중장기적으로는 토양오염과 해양오염까지 우려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미 매립이 완료된 부지는 다년간 정상적으로 활용하기 힘들다. 최근 쓰레기 매립지를 태양열 발전소로 활용한 사례가 있지만, 무인시설만 가능하며 용도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보르도시는 가정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집에서 바로 퇴비로 가공해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쓰레기 운반과 매립에 드는 비용과 이로 인한 환경오염을 대폭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콤포스트에 음식물 쓰레기나 가축분 같은 젖은 유기물 쓰레기에 마른 나뭇잎이나 톱밥, 짚 같은 마른 탄소성 성분을 넣으면 퇴비가 만들어진다.

 

정원이 있는 주택에서는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곳이 많았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 다세대주택이나 아파트 주민들은 설치가 어려워 그동안 활용도가 낮았다. 보르도시는 우선 마당이나 정원이 있는 주택 거주자 중 희망자에 한해 해당 설비를 가정에 설치해주고, 사용방법과 유의사항 등을 안내했다. 야외 공간이 없는 거주자의 경우 스티로폼 박스 등을 이용해 직접 제작하는 방법을 안내했다.

 

빌라나 아파트단지의 경우 관리사무소 혹은 입주민 대표 등이 주민 의견을 수렴해 시에 시청하면, 단지 내 공동정원에 설치하고 담당공무원이 사용법을 교육했다. 설치한 콤포스트 설비로 생산되는 퇴비는 주민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지 내 화분이나 정원에 사용할 수 있다. 가정이나 공동 단지에 설치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이런 점에 착안해 공원이나 녹지공간에 공공 콤포스트를 설치, 인근 주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장려했다.

 

 

사용법도 간단해 주민들에게 환영 받았다. 육류를 제외한 나머지 음식물 쓰레기를 골고루 펴서 콤포스트 통에 부은 다음 마른 낙엽으로 덮어주면 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층이 생겨 맨 아래로 갈수록 잘 삭힌 퇴비가 된다. 콤포스트 아랫부분에 위치한 문을 열면 퇴비를 꺼낼 수 있다. 누구나 콤포스트 무료 설치를 신청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보르도시는 이 설치로 음식물쓰레기의 30%가 퇴비화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폐기물 운송, 소각 및 매립이 감소함에 따라 환경 보존에 기여하고 비용이 더욱 절감되는 장점도 있다.

 

김준광 통신원은 가정에서 쓰레기를 버릴 때도 환경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교육적 효과도 있으며, 지금까지 약 4만5000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퇴비로 재활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10년째 시민들의 호응 속에 시행되고 있다.

 

◆ 쓰레기 양 자체를 줄여야 한다

 

 

스페인에서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에코웨이스트포푸드(ECOWASTE4FOOD)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지난 3월 서울연구원에서 발표한 세계도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에코웨이스트포푸드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 식량자원의 낭비를 방지하며, 친환경 식생활문화를 만들기 위해 유럽 7개국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바르셀로나시에 위치한 산 안드레우 지역 환경교실에서는 식재료를 낭비하지 않도록 하는 요리법을 제공하고 주민들의 참여를 통한 환경 관련 교육을 실시한다. 솜젠데프로핏(somgentdeprofit) 사이트를 통해 음식물 낭비를 막을 수 있는 레시피와 식재료 보관 및 관리법을 소개하며, 식료품 관련 제조비용, 자원, 자산 낭비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음식물 낭비를 주제로 한 전시회를 통해 지속가능한 요리 문화를 장려하며 마술과 요리를 결합한 쇼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음식물쓰레기 교실을 열어 어릴 때부터 음식물을 낭비하지 않는 습관을 지닐 수 있게 한다.

 

현재 산 안드레우, 사그라다 파밀리아, 레스 코르츠 등을 비롯한 바르셀로나 시내 일부 지역에서만 운영되고 있지만, 스페인 카탈루냐 주정부 폐기물청은 시내 전 지역에 지역 환경교실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취약계층의 식재료 확보를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단체 에스피골라도르(espigoladors)는 생산자와 합의해 식재료 생산 과정에서 생산량 초과, 판매 감소 등으로 버려지는 과일 및 채소 등을 현장에서 모으고, 이를 취약계층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활동하는 사회단체에 전달한다.

 

진광선 스페인 통신원은 “식품 폐기 및 식재료 낭비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식생활 문화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참고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 푸짐하게 담아야 情이 있는 걸까?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통계를 확인하면, 2018년 하루 1만 4477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했다. 유통과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전체 음식물쓰레기의 57%다. 먹고 남긴 음식이 30%, 보관폐기 식재료가 9%를 차지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 국민이 음식물쓰레기를 20%씩 줄이면 연간 18억 kwh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온실가스배출은 177만 톤이 감축된다. 이는 소나무 3억6000만 그루를 심는 효과에 해당된다. 비용으로 따지면, 연간 1600억 원이 감소되며 에너지 절약 등으로 경제적 이익은 5조 원에 달한다.

 

음식물쓰레기는 다행히 활용 방안이 있다. 매년 1만 3400톤가량이 비료나 퇴비, 사료, 에너지로 재사용된다. 문제는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 양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다. 음식물쓰레기의 70%가 가정과 소형 음식점에서 버린 것인 점을 고려하면, 각자 쓰레기 양을 줄일 수밖에 없다.

 

유통기한이 아닌 소비기한으로 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말 그대로 유통기한은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최종 일을 의미한다. 더 이상 식품을 먹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소비자가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은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린다. 유통기한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있더라도 식품별로 소비기한이 어떻게 다른지 세세히 파악하기 힘들고 혹시 탈이 날까 찜찜한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이 전체 온실 가스 배출량의 8%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함께 표기하는 방법은 먹지도 않고 버려지는 쓰레기 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소비자기후행동은 “소비기한 표시제도가 중요하다. 음식물쓰레기 낭비와 환경문제를 검토해 유럽 등 선진국과 같이 소비기한 표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는 더 맛있는 음식도 좋지만, 음식물쓰레기가 많이 나오지 않는 요리법을 적극 제안할 때다. 메인 음식이 있다면 반찬 가짓수를 줄일 필요도 있다. 어차피 여러 반찬을 내놓아도 젓가락 한두 번밖에 가지 않는다. 음식을 넉넉하게 여러 종류를 올려야 정이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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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홍

국민을 존중하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진실을 전해주는 정론직필 비건뉴스 발행인입니다.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2022년도 제1차 언론인 전문 연수' 이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