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당국이 내년부터 입영하는 채식주의자와 무슬림(이슬람교도) 병사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 육류 등을 제외한 맞춤형 음식을 제공할 전망이다.
지난 27일 국방부는 내년부터 채식주의자와 무슬림 병사에 대해 고기와 햄 등 육류가 들어간 품목을 제외한 비건(Vegan) 식단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입영 전 양심적 육류거부를 확인하고 이에 따른 지원에 나선다는 게 골자다.
병무청은 내년 2월부터 병역판정검사 시 작성하는 신상명세서에 채식주의자임을 표시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작성하는 신상명세서에는 ‘채식주의자’ 또는 ‘Vegetarian’ 표시란을 신설한다. 해당 서류는 맞춤형 식단 제공을 위해 입영자가 근무할 부대로 전송된다.
이번 시스템 개편은 다문화 가정 출신 입영자 수가 증가하고 사회적 채식 열풍에 따른 채식주의 병사가 늘어날 것을 고려해 마련됐다.
채식주의 병사가 근무 부대 배치 후 상관 눈치를 보거나 불이익을 염려해 채식주의를 밝히지 못해 굶는 사례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군 관계자는 "내년에 채식주의 및 무슬림 병사 규모가 파악되는 대로 맞춤형 식단을 짜겠다"며 "연두부, 김, 과일, 샐러드, 곡물 시리얼, 채소 비빔밥, 비건 통조림 등이 주요 품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장병들이 선호하는 두유와 우유 단백질이 들어 있지 않은 우유 등도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장병 급식 품목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군에 복무 중인 병사 가운데 자신이 채식주의 및 무슬림이라고 공식 밝힌 경우는 각각 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육류를 제외한 종류의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