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채식 콘텐츠가 국내 채식인구 증가세를 실감케 한다.

국내 채식인구수는 150만명을 넘어 200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2008년 15만명과 비교하면 10여년 새 10배가 증가한 수치다. 이를 반증하듯 미디어에서는 제각기 채식주의에 대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tvN 예능 프로그램 ‘윤스테이’는 외국인 숙박객의 입맛에 맞춘 채식 선택지를 내놓고 있다. 채수로 맛을 낸 만둣국에는 달걀지단 고명을 빼고 파만 올라간다. 콩고기를 재료로 사용한 떡볶이도 손님상에 놓인다. 다채로운 비건 코스요리도 선보인다. 

한국보다 비건 문화가 일찍 대중화된 외국인들에게 비건과 논비건에 대한 선호도 조사는 생소하지 않다. 방송을 몇 회만 보고 나면 고객에 대한 채식 관련 사전질문이 마치 커피숍 직원이 주문 고객에게 테이크아웃 여부를 묻는 양 자연스럽다.

먹방 예능에서도 채식이 자주 등장한다. 코미디TV ‘맛있는녀석들’에는 최근 비건 셰프 안백린이 출연해 채식 코스요리를 선보였다. 안 셰프는 ‘맛녀석’ 멤버들에게 버섯으로 치킨 식감을 내거나 떡갈비를 구현해 제공했다. 또 고기 대체식품의 조리법을 상세히 안내했다. 앞서 안 셰프는 지난 2019년 JTBC 시사교양프로그램 ‘막나가쇼’에 출연해 당시에는 생소했던 비건에 대해 알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2019년 방영된 JTBC 예능 ‘캠핑클럽’에서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인 이효리가 육류섭취를 제한하는 장면이 수차례 나온다. 이를 통해 대중들 사이에서 육류·가금류를 제외한 달걀·유제품·어패류 등은 섭취하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이 알려졌다.

드라마에서도 채식주의가 등장하고 있다. 설 연휴 방송된 KBS 특집 드라마 ‘구미호 레시피’의 구미호는 간을 먹지 않는 베지테리언이다. 극 중에서는 채식 카페를 운영하면서 비건 메뉴를 전수하기까지 한다. 지난 2017년 종영한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도 채식주의가 언급된다. 극 중 저승사자(이동욱 분)는 채식주의자지만 치킨집 사장 써니(유인나 분)에게 첫눈에 반해 먹지도 않을 치킨을 매일 포장해 오면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에는 유튜브에서도 채식열풍이 불고 있다. 유튜버 ‘초식마녀(본명 박지혜)’는 1만명 이상 구독자를 확보하고 채식 레시피를 전수하고 있다. 주먹밥, 파스타, 누룽지탕 등 다채로운 채식 메뉴를 요리하는 쿡방과 직접 맛보는 먹방을 동시에 진행한다. 또 비건 문답을 통해 시청자 질문에 답변하면서 채식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해를 높인다.

김현석 대중문화평론가는 “미디어와 문화는 상호 배타적인 관계다. 처음에는 이미 발생한 비건이라는 트렌드를 미디어가 쫓는 형세지만 이를 통해 대중 사이에서는 채식에 대한 인식이 급속도로 확산하게 돼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채식에 대한 미디어 노출이 예상되는 만큼 동참하는 채식인구수 증가와 문화 정착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