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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비건리뷰] "비건은 못 먹어요" 프랜차이즈 채식버거 심층분석

버거킹, 식물성 패티버거 2종 출시
패티만 식물성..."비건은 못 먹어요"
불맛은 살렸다만...고기맛은 글쎄?!
채식에 대한 이해도 부족은 아쉬워
차세대 대체육 시장 가능성 '확인'

최근 대형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가 잇따라 식물성 패티 버거를 출시하면서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본지 기자 총 5명(비건·페스코·폴로 베지테리언 포함)이 롯데리아 리아 미라클 버거와 버거킹 신제품 식물성 패티 버거 2종을 시식하고 대체육 식품의 현황을 살펴봤다.

 

버거킹은 22일 식물성 패티 버거 신제품 2종을 내놓으면서 롯데리아 ‘리아 미라클 버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앞서 롯데리아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식물성 패티로 만든 버거를 출시하고 대체육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본지는 시식 전 롯데리아와 버거킹이 내놓은 식물성 패티 버거 모두 '비건식품'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비건시장을 겨냥해 나온 신제품이지만 정작 채식주의자는 못 먹는 '웃픈'(웃기고 슬픈) 일이다. 이에 완전채식 단계인 비건을 지향하는 기자 2명은 시식에서 제외했다.

 

 

 

먼저 롯데리아 리아 미라클 버거에는 식물성 패티와 함께 어니언링(양파튀김)이 들어가 있다. ‘고기 없이 고기 맛이 나는 기적’ 슬로건으로 판매하며 단품 가격은 5700원, 세트는 7400원이다.

 

롯데리아 채식버거는 콩과 밀단백으로 구성된 패티뿐 아니라 빵에도 우유가 안 들어가고 소스에도 달걀이 안 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불고기 소스에 쇠고기 유지가 함유돼 있고 달걀로 만든 마요네즈가 포함돼 있어 비건이 섭취할 수는 없는 메뉴다.

 

맛을 보자 패티에 겹쳐진 어니언링은 눅진한 버거에 바삭한 식감을 더했다. 여기에 양상추의 아삭함이 더해졌다. 패티 촉감은 일반적인 고기 패티보다 딱딱하면서 튀긴 두부 느낌도 난다. 콩고기 특유의 비린내를 완벽하게 잡지는 못했다. 소스는 살짝 시큼하면서 스모크향이 들어간 바비큐 소스 맛이다. 일단 고기맛이 난다. 시식자들 사이에서는 고기를 대체할 만큼의 맛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같은 소스를 패티 양면에 바른 점은 다소 아쉽다. 어니언링에 맞는 소스와 식물성 패티에 어울리는 소스를 각각 다르게 썼다면 풍미가 배가됐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또 피클이나 토마토 등 고기맛을 받쳐줄 재료가 있다면 완성도가 더 높았을 것.

 

 

버거킹은 대표메뉴 ‘와퍼’의 식물성 패티버전 버거 2종을 선보였다. 와퍼 특유의 불맛을 구현한 ‘플랜트 와퍼’와 달달한 바비큐 소스를 더한 ‘플랜트 바비큐 와퍼’다. 앞서 버거킹은 호주 식물성 대체육 기업 ‘브이투 푸드’와 함께 콩 단백질을 사용해 패티를 개발했다. 이번 신제품에 내세운 슬로건은 ‘불맛가득! 식물성 패티, 와퍼의 맛 그대로!’다. 단품 가격은 각각 5900원, 세트 가격은 7900원이다.

 

 

일단 버거킹 플랜트 버거 2종 모두 롯데리아 리아 미라클버거보다 크기에서는 압승이다. 식물성 패티와 함께 피클, 양파, 토마토, 양상추 등으로 속을 채웠다. 2종 버거의 차이점은 소스다. 플랜트 버거는 패티에 케첩이 발라져 있고 플랜트 바비큐 와퍼는 이름처럼 바비큐 소스(기네스 소스)가 첨가됐다. 

 

 

단, 두 버거 모두 마요네즈가 포함돼 있어 달걀 섭취를 제한하는 비건·락토 베지테리언이라면 주문 시 마요네즈 제외를 요청해야 한다. 또 플랜트 바비큐 와퍼에 포함된 바비큐 소스에는 꿀이 들어간다. 빵 자체도 공장 조리 시 달걀·우유 등 교차오염(혼용) 우려가 있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비건식은 아니다. 패티만 식물성 대체육이라고 보면 되겠다.

 

 

시식해본 결과 기존 버거킹 대표메뉴 와퍼와 유사한 플랜트 버거는 불맛이 강했다. 약간 탄맛에 가깝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불맛에 힘을 줬다. 식물성 패티 특유의 콩고기 향을 가리기 위한 시도로 보여진다. 시식자들은 우리가 아는 와퍼맛과 완벽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모르고 먹으면 식물성 패티인 줄은 모를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토마토, 양파, 양상추, 피클 등 채소가 푸짐한 것도 장점이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맛을 잡을뿐 아니라 아삭거리는 식감을 더해 신선한 느낌이 든다. 플랜트 바비큐 와퍼는 플랜트 버거보다 단맛이 강조됐다. 상대적으로 불맛이 약한 편인데 플랜트 버거가 워낙 탄맛에 가까운 강한 불맛이라서 오히려 적당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총평을 내리자면 대체육 식품의 발전을 맛본 기분이지만 채식주의자들이 왜 채식을 하는지에 대한 기업의 이해도는 부족해 보인다. 

 

일단 맛은 나쁘지 않다. 실제로 (비건이 아닌 페스코, 폴로베지테리언) 시식자들은 재구매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알레르기 등 선천적인 체질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고기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버거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특히 식물성 패티 버거가 말 그대로 패티만 식물성이라는 점이 못내 아쉽다. 채식버거를 내세웠지만 채식인들은 먹을 수 없는 게 모순적이다. 핵심을 놓치고 트렌드만 따라갔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하지만 차세대 대체육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충분한 의의가 있다. 또 채식에 대한 대중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사실 국내에서 이런 시도가 있다는 자체가 비약적인 발전이다. 거듭되는 개선을 통해 더 나은 비건푸드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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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홍 기자

국민을 존중하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진실을 전해주는 정론직필 비건뉴스 발행인입니다.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2022년도 제1차 언론인 전문 연수' 이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