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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기후위기, 알고도 대응 안 한다?…"애초에 심각성 모른다"

보이지 않는 적이 가장 무섭다는 말이 있다. 전 세계인이 직면한 기후위기가 그렇다. 대부분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은 넌지시 알고 있지만 유의미한 실천을 하지는 않고 있다. 사실 전제부터가 틀렸다. 대다수가 기후변화가 얼마나 위협적인 일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기후위기를 인식한 첫 번째 세대이자 위험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다. 실질적인 대응책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현실부터 직시해야 한다. [편집자주]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한눈에 알아볼 수 없어 심각성이 피부에 와닿지도 않으며 쉽사리 현실을 부정할 수 있다. 행성의 온도 변화는 우주의 자연스러운 섭리라는 합리화까지 동원한다.

 

환경 전문가들은 수차례 지구온난화는 명백하게 인류 때문이라고 외치고 있다. UN IPCC(UN 산하 국제 기후협의체)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인류 책임일 가능성은 95% 이상이다.

 

 

하지만 강력한 경고에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지구를 데우는 화석연료 사용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공장식 축산이 기후위기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목놓아 외쳐봐도 식탁에서 고기반찬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지금도 지구 수명은 빠르게 단축되고 있다.

 

 

 

기후변화, 얼마나 심각한 걸까. 자연 속에서 지구 평균온도는 1만년에 걸쳐 약 4도 상승했다. 하지만 인간은 산업화를 거듭하며 100년 만에 1도를 올려놨다. 자연보다 25배 빠른 속도다. 시속 100km로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갑자기 2500km로 달리는 셈이다. 

 

이 같은 빠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생물은 멸종된다. 생태계가 흔들리는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말이다.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인 인류 역시 무너져 내린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총 5번의 대멸종에서 변하지 않은 원칙 하나는 먹이사슬 최상위를 차지했던 종이 단 한 마리도 살아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위기는 심각하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의 변화 속도도 점점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상태로라면 북극은 3배 더 빠르게 녹는다. 흰 티를 입었을 때와 검은 티를 입었을 때를 생각해 보자. 여름에 검은 옷을 입으면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더위를 더 잘 느낀다. 마찬가지로 북극은 원래 흰 옷의 역할을 하는 흰 눈으로 덮여있다. 하지만 흰 눈이 녹으면 그만큼 태양열을 반사하는 힘이 약해지기 때문에 온난화는 가속화된다. 태양에너지를 반사시키지 못하고 흡수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저위도와 고위도 기온 차가 전보다 줄어들면, 바람을 통해 열을 분산시키는 지구의 조절 시스템이 흐트러진다. 특히 북극에서 바람을 이동시키는 제트기류가 느려지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위도 지역 날씨도 좀처럼 순환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적당히 더워야 할 날씨가 폭염이 되고 미세먼지는 날아가지 못해 눌러앉는다. 심지어 겨울은 더 추워진다. 한기를 가둬두는 역할도 하는 제트기류가 느슨해지면서 냉기가 새어 나오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모두 지구 평균 기온이 단 1도 오른 결과라는 사실이다. 2021년 현재 지구는 산업화 이후 평균 기온이 1.1도 오른 상태다. 인류는 단 한 번도 평균 기온이 2도 오른 상황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전문가들은 지구 평균온도 2도 상승을 초과하고 나면 바다 산호초 99% 이상이 소멸될 것으로 예측한다. 물 부족 인구는 전 세계 최대 50%까지 늘어난다. 폭염은 현재보다 5배 이상 오래 지속돼 93배 많은 사람이 열사병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북극빙하가 모두 사라질 확률은 무려 28%다. 이로 인해 해수면은 약 4.7m 상승하고 중국 상하이, 미국 뉴욕, 인도 뭄바이까지 타격을 입힌다. 온도 상승과 번식 비율이 비례하는 뎅기열 등 전염병이 폭증한다. 열대와 아열대 지역 주민 수십억 명은 가뭄과 식량난으로 고통받는다. 

 

열악한 세계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투쟁, 분쟁과 전쟁이 빈번해지고 기후난민은 증가한다. 아프리카, 호주, 미국 등 여러 지역이 지구 열기로 인해 사막화되고 대홍수 등 이상 재해로 거주불가 지역이 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 기후난민의 숫자는 이미 전쟁난민을 넘어섰다. 2018년 기준 세계 난민 2800만명 중 기후난민은 1720만명으로 61%를 차지했다. 부족, 민족, 국가 등 단위로 결집해서 상대방과 싸우던 물리적인 전쟁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전쟁이다. 이제 인류는 기후변화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워야 한다.

 

이에 지난 2018년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IPCC 회의에서 ‘1.5도 특별보고서’가 채택됐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도까지 억제하자는 게 골자다. 세계 각국이 뜻은 모았지만 미온적 대응으로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우리는 당장 행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확실히 알아야 한다.

 

안병옥 국가기후환경회의 운영위원장은 “기후변화는 핵전쟁에 버금가는 위험 요인이기 때문에 전시 체제에 준하는 자원 및 인원 동원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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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홍

국민을 존중하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진실을 전해주는 정론직필 비건뉴스 발행인입니다.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2022년도 제1차 언론인 전문 연수' 이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