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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비거노믹스] “구멍·긁힘 스스로 고친다” 자가 치유 비건 가죽 개발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그동안 값비싼 의류에 구멍이 일어나면 옷수선을 맡겨야 했다면 이제 옷장 속에 옷을 넣어두는 것만으로 구멍이나 긁힘이 복원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등장하던 자가 치유 가죽이 개발된 것이다. 게다가 개발된 가죽은 아시아의 영지버섯(Ganoderma lucidum) 균사체를 사용한 비건 가죽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최근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 뉴스(ScienceNews)는 영국 뉴캐슬 어폰 타인(Newcastle upon Tyne)에 기반을 둔 연구팀이 영지버섯 균사체를 사용한 가죽을 개발했고 새로운 가죽이 곰팡이의 다시 자라는 특징을 활성화시켜 자가 치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비건 가죽의 원료로 버섯의 균사체를 사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유명 명품 브랜드부터 SPA 브랜드까지 버섯을 이용한 비건 가죽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이 활용한 영지버섯은 피부에 무해하고 흔히 쓰이는 식재료이기에 가죽을 만들기 적절하다. 다만 이들이 사용하는 균사체 가죽은 곰팡이가 다시 자라는 것을 막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연구진은 곰팡이의 재생 능력을 장점으로 살려 자가 치유가 가능한 가죽 개발에 돌입했다. 이번 연구의 주요 결과에 따르면 균사체 내 영양 세포인 클라미도포자가 물질의 자가 치유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독특한 가죽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진은 클라미도포자가 소재에 휴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생산 공정을 제어하고 최적화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들은 적절한 조건을 찾기 위해 다양한 영양 용액, 온도, 화학 물질 등을 사용했고 클라미도포자를 깨우고 새로운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초기 가죽 생산 과정에서 사용된 용액만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후 연구진은 부활한 포자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가죽에 천공을 가해 영양액에 잠긴 구멍 위로 새로운 균사체가 형성되는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자란 부분은 손상되지 않은 부분과 동일하게 회복한 것을 발견했다.

 

다만 실제 자가 재생 능력을 갖춘 비건 가죽을 실제 옷, 가구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장애물이 많다. 먼저 가죽의 내구성을 키워야 한다. 내구성을 키우기 위해 가죽을 두껍게 만드는 것은 도움이 되겠지만 곰팡이 포자가 옷에서 자라는 시기를 조절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연구의 주 저자인 마틴 데이드 로버트슨(Martyn Dade-Robertson) 뉴캐슬 대학교 신흥 기술과 교수는 “이 독특한 소재와 방법으로 의류를 만드는 것은 향후 10년 안에 가능해질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비를 맞으며 걸어 나갔다가 갑자기 재킷이 늘어나는 것을 발견하거나 버섯이 튀어나오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와 제조 가이드 등을 비밀에 유지하기보다 전 세계 연구진이 균사체 생체 재료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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