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임산부와 영유아 및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이 과소평가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기후재앙은 특히 임산부와 영유아 및 어린이들에게 극심한 건강 위협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달 말 두바이에서 개최될 예정인 기후변화에 대한 글로벌 당사국 총회(이하 COP28)에서 이에 대한 긴급한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날 ‘기후변화 영향으로부터 산모, 신생아 및 아동 건강 보호(Protecting maternal, newborn and child health from the impacts of climate change)’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기후 현상이 산모 및 아동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지극히 과소 보고되고, 과소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산모 또는 아동 건강을 언급하는 기후 변화 대응 계획을 가진 국가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기후 변화 담론에서 여성, 신생아 및 어린이의 필요에 대한 부적절한 관심을 보여주는 눈에 띄는 누락이자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보편적 건강 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 부문 브루스 아일워드(Bruce Aylward) 부국장은 “기후 변화는 우리 모두에게 실존적 위협을 제기하지만 임산부, 영유아 및 어린이는 가장 심각한 결과에 직면해 있다”라면서 “어린이의 미래는 의식적으로 보호돼야 하며 어린이의 건강과 생존을 위해 지금 기후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기후 대응에서 어린이의 고유한 요구 사항이 인식되도록 해야한다”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산불, 홍수, 폭염, 가뭄 등 이상 기후로 인해 이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농작물과 가축이 죽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서 콜레라, 말라리아, 뎅기열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이 확산하면서 특히 감염에 취약한 임산부와 어린이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임신 중에 겪는 기후변화는 임신 관련 합병증, 조산, 저체중 출산 및 사산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영유아 및 어린이는 성장에 따른 신체 및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쳐 그 결과가 평생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오마르 압디(Omar Abdi) 유니세프 프로그램 담당 부국장은 “기후 변화에 대한 조치는 어린이의 신체와 정신이 오염, 치명적인 질병, 극한 기후에 특히 취약하다는 사실을 종종 무시한다”라면서 “기후 위기는 모든 어린이의 건강과 복지에 대한 기본 권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번 COP28에서부터 어린이들을 긴급 기후 행동의 중심에 두고 경청하는 것은 우리의 공동 책임이며 마침내 아이들을 기후 변화 의제에 포함시킬 순간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UN 기관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가기 긴급 조치를 강조했다. 7가지 긴급 조치 가운데는 온실가스 배출의 지속적인 감소와 기후 재정에 대한 조치, 기후 및 재년 관련 정책에 임산부, 유아 및 어린의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포함시킨다. 또한 기후 변화가 모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를 요구하고 있다.
해당 성명문은 세계보건기구(WHO), 유니세프(UNFPA), 유엔인구기금(UNFPA)이 온라인을 통한 ‘산모, 신생아, 아동 건강을 위한 파트너십(PMNCH)’의 옹호 브리핑과 함께 발표됐다.
헬렌 클라크(Helen Clark) PMNCH 이사회 의장은 “기후 변화는 우리 시대의 주요 세대 간 불의이며 여성, 어린이, 청소년의 건강과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기후 위기에 직면해 협상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 “정부부터 민간 부문, 의료 전문가를 포함한 시민 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해관계자는 가장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는 정책과 조치를 옹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성, 아동 및 청소년 건강 통합이 시급하며 기후 대응에 대한 요구는 단지 도덕적 의무가 아니라 회복력 있고 건강한 사회를 위한 장기적인 이익을 제공하는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