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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도살장 노동자의 시선을 담은 비건 연극 ‘블러드 온 유어 핸즈’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환경을 보호하고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문화 예술계에서도 비거니즘을 녹여낸 다양한 작품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도살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시선을 담은 연극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영국 런던의 사우스워크 플레이하우스(Southwark Playhouse)에서 공연되고 있는 ‘블러드 온 유어 핸즈(Blood On Your Hands)’는 도축장에서 일하는 두 노동자의 시선을 통해 육류 산업의 공포를 탐구한다.

 

영국 온라인 매체 ‘에브리씽 씨어터(Everything Theatre)’에 따르면 ‘블러드 온 유어 핸즈’는 수의사였던 우크라이나 이민자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영국으로 이주해 도살장에서 일하게 되면서 쾌활한 성격의 현지인을 만나 우정을 쌓는 내용이다.

 

현지인의 전 여자친구는 채식 단체의 회원으로 도살장 앞에서 ‘고기는 살인’이라는 푯말을 세우고 시위를 하며, 이민자의 가족이 있는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앞두고 긴박한 분위기가 일어나는 와중에 주인공들이 느끼는 감상을 상세하게 담아냈다.

 

 

극은 동물복지와 윤리, 자본주의, 전쟁, 이민을 비롯해 동물을 죽여야 하는 작업 환경에서의 정신 건강 등 다양한 주제가 90분 동안 이어지며 도살장에서 느끼는 불안하고 복잡한 주인공들의 감정이 잘 드러냈다는 평을 받았다.

 

채식주의자인 아나스타샤 번스(Anastasia Bunce) 감독과 그레이스 조이 하워스(Grace Joy Howarth) 작가는 영국의 식물 기반 전문지 플랜드베이스드 뉴스(plantbasednew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연극은 간단하게 두 명의 도살장 노동자에 관한 이야기다. 두 사람은 도살장 휴게실에서 우정을 쌓게 된다”라면서 “각종 미디어 속 이야기가 동물 중심일 때 사람들이 꺼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인간의 렌즈를 통해 전달되는 비건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보는 것은 이 두 남자가 서로 공감하는 사람이 됨으로써 이 끔찍한 직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서로 도울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공감의 실마리는 극 전반에 걸쳐 모든 인간을 비건과 연결하는 동정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통해 이어진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블러드 온 유어 핸즈’는 완전 채식주의, 동물 윤리 및 지속 가능성에 관한 새로운 작업을 준비하는 극단 ‘패치 플레이즈(Patch Plays)’가 제작한 작품으로 2022년 런던 콕핏 극장(Cockpit Theatre)에서 첫 상영돼 호평을 받았다.

 

이후 BBC 라이터스룸(BBC Writersroom), 뉴 디오라마 극장 미개척상(New Diorama Theatre Untapped Award), 런던도서관 신진작가 프로그램(London Library Emerging Writers Programme)상 등의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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