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비건 식품 시장이 커지면서 식물성, 비건, 채식 등 다양한 단어 가운데 제품을 어떤 단어로 표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비건, 채식주의 등 단어보다 ‘식물성’이라는 단어를 적은 라벨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더욱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학술지 '식욕(Appetite)' 저널에 발표된 호주 라트로브(La Trobe)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대다수의 참가자는 ‘식물성’이라고 표기된 식품을 더 선호하고 맛있고 순수(pure)하다고 평가했으며 비건 또는 채식주의라고 표시된 식품보다 구매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식물성 식품에 대한 더 많은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 요청에 따라 수행됐으며 식물성 식품 제조업체가 제품 마케팅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마련됐다.
연구진은 미국과 독일 소비자를 대상으로 건강하고, 맛있고, 환경 친화적이고, 윤리적이고, 순수한 다양한 식품이 인식되는 참가자 평가에 식물성, 비건, 채식주의 라벨이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에는 치즈나 소시지를 포함해 일반적으로 완전 동물 유래 식품 뿐만 아니라 파스타, 초콜릿, 쿠키와 같이 동물성 성분이 최소화되거나 전혀 포함되지 않은 식품도 포함됐다.
수석 연구원인 매튜 루비(Matthew Ruby) 박사는 미국과 독일 참가자 모두 식물성이라고 표시된 식품을 더 맛있고 순수하다고 평가했으며 비건 또는 채식주의라고 표시된 동일한 식품보다 식물성 식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 독일 참가자 사이에는 라벨에 따른 윤리적, 환경 친화성에 대한 평가는 상이했다.
루비 박사는 “미국 참가자들은 식물성 식품이 다른 라벨보다 더 건강하고 윤리적이며 환경 친화적이라고 믿었지만 독일 참가자들은 동일한 연관성을 갖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에 관해 연구진은 독일에서 더 건강한 전체 식품과 고도로 가공된 식품 모두에 채식주의 및 비건 라벨링이 더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예상되는 맛은 참가자가 식품을 구매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주요 예측 변수였지만, 식품이 얼마나 윤리적이고 순수한지에 대한 인식도 소비자에게 중요했다”라면서 “이는 쇼핑할 때 식품 라벨을 주의 깊게 읽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에게 해당됐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식물성 제품에 대한 라벨링과 관련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채식’이라는 라벨이 붙은 음식을 먹는 것을 꺼리고 대체 용어에 더 잘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동물성이 아닌 제품에 대해 채식, 비건 등의 단어보다 ‘건강한’, ‘지속 가능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 제품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