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정 기자] 임플란트 시술이 보편화되며 발치를 쉽게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치과 전문가들은 치아의 문제를 곧바로 발치로 연결 짓기보다는, 가능한 한 자연치아를 살리는 방향으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자연치아는 저작 기능뿐만 아니라 온도, 압력 등 외부 자극을 감지할 수 있는 감각 기능을 갖춘 복합적인 조직이기 때문이다.
자연치아는 살아 있는 신경과 혈관을 포함하고 있어 인공치아와는 구조적으로도 다르다. 씹는 힘을 분산시키고 턱관절을 보호하며, 음식의 질감과 온도를 섬세하게 감지해 뇌에 전달한다. 이러한 기능은 인공치아로는 완전히 대체할 수 없으며, 구강 내 다른 치아 및 조직과의 조화를 고려할 때 자연치아 보존은 더욱 중요한 과제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자연치아 보존 치료로는 신경치료가 있다. 치아 내부에 염증이 발생했을 때 손상된 신경조직을 제거하고, 내부를 소독한 후 보존 가능한 치아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후 약해진 치아를 보호하기 위해 크라운을 씌워 저작 기능을 회복시킨다. 신경치료는 조기에 시행될수록 성공률이 높고, 치아를 발치하지 않고도 기능을 되살릴 수 있다.
자연치아 보존을 위한 외과적 치료도 활용된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치근단절제술이 있다. 염증이 생긴 치아 뿌리 끝을 절제한 후, 감염된 조직을 제거하고 생체 친화적 재료로 밀봉해 재발을 막는 방식이다. 경우에 따라 의도적 재식술도 시행된다. 이 치료는 문제 있는 치아를 일시적으로 뽑아 외부에서 치료한 뒤 원래 위치에 다시 심는 방식으로, 보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선택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치아 건강의 예방이다. 정기적인 스케일링은 치석을 제거해 잇몸질환과 충치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며, 6개월에 한 번 이상 정기 검진을 통해 치아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초기 충치나 잇몸 질환은 치료가 간단하지만, 방치하면 치아 손상으로 이어져 발치를 피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임플란트는 발치 이후 고려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이지만,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신경조직이 없기 때문에 감각 기능은 구현되지 않으며, 구강 상태에 따라 실패하거나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자연치아 보존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만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곡동 365바로치과 권동환 원장은 15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자연치아는 감각과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생체 조직으로, 보존이 가능하다면 끝까지 살리는 것이 최선이다”라며 “무조건적인 발치보다 조기 진단을 통해 다양한 보존 치료를 우선 고려하는 것이 환자의 구강 건강과 삶의 질 모두를 지키는 길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