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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식물성 식품, ‘가공 방식’에 따라 건강 가치 달라진다…핀란드 연구진의 새로운 제언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가공 방식에 따라 식물성 식품의 건강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투르쿠대학교(University of Turku) 식품과학부 연구진은 최근 다양한 식물성 식품을 분석한 결과, 발효 등 일부 가공 방식이 오히려 건강에 유익한 성분을 보존하거나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콩, 완두콩, 밀, 잠두콩 등을 원료로 한 시판 제품을 대상으로 비표적 대사체 분석법을 활용해 가공 방식과 생화학적 구성 간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동일한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가공 방식에 따라 영양 성분의 함량과 흡수 가능성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는 콩 기반 제품에 주목했다. 단백질 농축물이나 분리 단백질로 만든 식물성 버거 패티 등 고도로 가공된 제품에서는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진 이소플라보노이드가 거의 검출되지 않았으나, 두부처럼 비교적 단순한 방식으로 가공된 제품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이소플라보노이드가 확인됐다.

 

박사 과정 연구원 자스민 라이타(Jasmin Raita)는 "발효는 식품 가공 방식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요소"라며 "특히 템페(tempeh)에서는 발효 미생물의 작용으로 이소플라보노이드가 보다 흡수되기 쉬운 형태로 전환되는 현상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템페는 인도네시아 전통 식품으로, 콩을 발효시켜 만든 고단백 발효 식품이다.

 

 

그러나 연구진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식품 가공 분류 체계가 이러한 생화학적 차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템페 제품은 높은 이소플라보노이드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간주되는 '초가공 식품'으로 분류되며, 이는 기존 체계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식품개발학 교수 카티 한히네바(Kati Hanhineva)는 "식물성 식품에는 수천 가지의 파이토케미컬이 존재하며, 이들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재 식품 라벨에는 이러한 성분이 표시되지 않고 있고, 식품 분류 체계도 이들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이토케미컬은 원재료의 식물 조성이 얼마나 보존됐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며, 가공 방식에 따라 그 보존 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향후 식품 분류 체계가 단순히 가공 기술이나 첨가물의 수에만 의존하지 않고, 제품의 생화학적 구성과 유익한 성분의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빌레 코이스티넨(Ville Koistinen) 연구원은 “가공되지 않은 식품도 조리라는 형태의 가공을 거치게 되며, 단순히 가공 여부보다는 실제로 우리가 섭취하게 되는 영양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마지막으로 고도로 가공된 식물성 식품의 경우 아직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장기적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역학 연구에 따르면,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한 식품군은 건강에 이롭고, 해로운 식품군은 대개 이 성분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파이토케미컬 기반의 새로운 분류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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