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부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동물 실험 요구 사항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공중 보건과 윤리 측면에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FDA는 단일클론 항체 치료제 및 일부 의약품 개발 시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인간 중심의 새로운 접근 방법(New Approach Methodologies, NAMs)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러한 방법에는 인공지능 기반의 독성 예측 모델, 세포주를 활용한 실험, 실험실에서 제작된 인간 장기 유사 구조인 오가노이드 등이 포함된다. 또한, 이미 인간 대상 시험이 이루어진 의약품의 경우, 규제 기준이 유사한 다른 국가에서 수집된 실사용 안전 데이터를 활용할 예정이다.
이러한 변화는 의약품의 안전성을 향상시키고, 평가 과정을 가속화하며, 동물 실험을 줄이고, 연구 개발 비용을 절감해 궁극적으로 약가 인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매년 수천 마리의 동물이 실험에서 제외될 수 있으며, 동물 실험에서 감지되지 않았던 독성 효과를 새로운 방법을 통해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DA는 이러한 새로운 방법들을 고려할 수 있도록 규제 지침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며, 비동물 실험을 통해 강력한 안전성 데이터를 제출하는 기업은 검토 절차가 간소화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현대화된 시험 플랫폼에 대한 투자가 더욱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1년 동안 FDA는 선택된 단일클론 항체 개발자들이 주로 비동물 기반의 시험 전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진행되는 파일럿 연구의 결과는 향후 정책 변경 및 지침 업데이트에 반영될 예정이다. FDA와 연방 파트너들은 올해 말 동물 실험 감소를 위한 로드맵을 논의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개 워크숍도 개최할 계획이다.
FDA 커미셔너 마틴 A. 마카리 박사는 “너무 오랫동안 제약사들은 국제적으로 광범위한 인간 사용 데이터가 있는 약물에 대해 추가적인 동물 실험을 수행해 왔다”라며, “이러한 이니셔티브는 약물 평가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하며, 동물 사용을 줄이면서도 미국인들에게 치료제를 더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AI 기반의 계산 모델링, 인간 장기 모델을 활용한 실험실 테스트, 실사용 인간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우리는 더 안전한 치료제를 환자들에게 더 빠르고 신뢰성 있게 제공할 수 있으며, 연구 개발 비용과 희생을 줄일 수 있다. 이는 공중 보건과 윤리 모두에 이로운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FDA의 결정은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의 동물 실험 의존도를 줄이고, 보다 인간 중심의 과학적 접근을 통해 공중 보건과 윤리적 기준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