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비거니즘이 큰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유통업계, 식품업계 등을 비롯한 모든 업계에서 비건을 내세운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화장품 업계는 기존 화장품이 대부분 비건으로 교체되고 있을 정도로 비거니즘을 적극 수용한 비건 뷰티가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비건 혹은 비거니즘 화장품이란 과거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화장품으로 불려졌으나 최근 비건 시장이 다양화되고 확대됨에 따라 ‘비건 화장품’이라는 용어로 불리게 됐다.
비건 화장품의 주요 개념인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란 화장품을 만들 때 동물을 해치는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은 것이며, 동물을 원료로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인간을 대신해 토끼, 개 등 동물에 피부 자극 실험을 시행해 안정성 평가를 거쳤지만 동물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윤리적인 관점에서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도 화장품을 안정성을 시험할 수 있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요구되면서 크루얼티 프리 화장품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비건 화장품은 동물에 대한 윤리적인 측면을 고려한 소비 트렌드로 대표되지만 최근에는 그 의미가 확대돼 유기농 인증을 받은 안전한 화장품,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거나 리사이클 용기를 사용한 화장품을 나타내고 있다.
CJ그룹의 헬스앤뷰티 브랜드 CJ올리브영은 '올리브영 비건뷰티'를 선보이고 시장 확대에 나선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올리브영은 한국 비건 인증원, 영국 비건협회, 프랑스 비건협회 등 국내외의 공신력이 있는 기관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은 색조 제품을 모아 ‘올리브영 비건 뷰티’ 브랜드로 선정했다.
1차 선정 브랜드에는 어뮤즈, 클리오 비건웨어, 디어달리아, 스킨푸드, 언리시아, 잉글롯, 딘토 등이다. 올리브영은 앞으로도 비건 뷰티 제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한다. 이들은 공식 온라인몰에 전용 페이지를 신설하고 기획전을 통해 관련 제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나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비건 뷰티’를 소개하고, 색조 시장의 돌파구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도 비건 제품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2020년 처음으로 비건 화장품 브랜드 이너프 프로젝트(Enough project)를 론칭했다. 해당 브랜드의 대표 제품들은 한국 비건인증원에서 비건 제품 인증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PCR(Post-Consumer Recycled) PET를 50% 사용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바르는 화장품 이외에도 염모제 제품을 선보이며 비건 뷰티 제품군에 다양성을 꾀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프리미엄 헤어 브랜드 려가 출시한 ‘비건 밝은 새치커버’라인은 한국비건인증원에서 염모제 제품 최초로 비건 인증을 받았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빌리프 X VDL 비건 메이크업' 라인을 출시하며 비건 뷰티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전 제품은 한국비건인증원에서 비건 인증을 받았으며 스틱 파운데이션, 멀티 컬러 리퀴드, 프라이머, 립 앤 아이 메이크업, 클렌징 제품까지 현재 총 7개 품목을 출시했다.
LG 생활건강은 MZ세대의 타투 열풍에 힘입어 비건 타투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미니 타투 프린터 ‘Printly’를 개발했고 피부화장용 비건 잉크를 색조 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해 남녀노소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비건 타투 프린터 ‘Printly’는 올 하반기 미국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시카 세라마이드 수분크림' 비건 인증에 이어 ‘에프플로우’(FFLOW)에서 출시한 ‘세라베리옴 앰플’ 2종이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제품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세라베리옴 앰플 2종은 제조 등의 과정에서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성분을 배제한 '비건 처방'을 적용했다. 세라베리옴 앰플 2종은 식물성 잉크인 '소이잉크' 및 삼림인증제도 'FSC인증' 마크를 획득한 단상자를 사용해 피부와 환경까지 생각하는 클린 뷰티를 실천한 제품으로 주목받는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 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이 2018년부터 연평균 6.3%씩 성장해 2025년에 208억 달러(약 23조)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국내 화장품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며 K-뷰티가 현재 전 세계 뷰티 시장에서 큰 성장을 이뤄낸 것 처럼 국내 비건 뷰티와 글로벌 고객과의 접점 역시 꾸준히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