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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비건수첩] 비건과 논비건의 '식탁 위 평화', 토르에게 배우자

 

[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얼마 전 기자는 연예 부문 기사에서 눈에 띄는 기사 하나를 발견했다. 대중에게 마블의 히어로 ‘토르’로 잘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가 함께 촬영을 한 나탈리 포트만을 위해 고기를 먹지 않고 촬영에 임했다는 내용이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채식주의자인 나탈리 포트만이 '토르: 러브 앤 썬더' 촬영 당시 키스씬 촬영을 하는 날 상대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가 그녀를 위해 고기를 먹지 않았다는 일화를 한 인터뷰를 통해 공개한 것이었다.

 

나탈리 포트만은 “헴스워스는 평소 30분마다 고기를 먹을 정도로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인데 내가 채식주의자인 것을 알고 그가 먼저 나서서 보여준 모습이었다. 정말 좋은 사람이다"라고 전했다고 한다.

 

기자는 이 기사를 접하자마자 ‘헴스워스는 마음씨도 마블 히어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헴스워스와 같이 자상하고 섬세한 직장 동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럽기까지 했다.

 

사회생활을 하는 비건들은 소외되기 마련이다. 점심 뭘 먹으면 좋을지 직장 동료 사이에서 매일 화제가 되는 이야기에도 참여할 수가 없다. 어쩌다 회식이라도 잡히는 날이면 메뉴 선정부터 머리가 아파온다. 이러한 일을 대비해 도시락을 싸 다녀도 ‘고기를 왜 안 먹냐’, ‘다이어트 하냐’, ‘까탈스럽다’ 등 수많은 질문 공세를 견뎌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가족, 친구, 애인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커뮤니티 사이트에 ‘아내가 채식주의자라 괴롭다’, ‘동생이 채식을 시작했는데 유별난 것 같다’ 등과 같은 글이 자주 보이는 것은 바꿔말해 채식주의자들이 가장 이해받아야 할 가족들에게서까지 이해받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 결과는 이러한 현황을 잘 알려준다. 연세대 간호학과 김상희 교수팀의 ‘음식문화의 소수자로서 채식주의자의 식사경험에 대한 통합적 문헌고찰: 질적 연구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연구는 채식주의자가 채식을 하면서 느끼는 장점과 어려움에 대해 자세히 분석했다.

 

김상희 교수팀이 채식주의와 관련된 연구 논문 12건을 분석한 결과 채식주의자가 느끼는 채식의 장점으로는 건강해지는 느낌, 정체성 확림, 건강한 식생활로의 전환 등이었다. 이와 반대로 채식주의자들이 채식을 유지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비(非)채식인과의 관계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는 비채식인의 채식에 대한 무지, 채식에 대해 아예 귀를 막는 행위 등 비채식인의 저항이 포함됐다. 김상희 교수는 논문에서 “채식주의자는 소외되고, 고기를 먹도록 강요당하며, 부정적 관심을 경험하는 등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채식 음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음식 선택권이 적어 외식할 때 특히 어려움을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채식인들이 모든 채식주의자들에게 반감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비채식인 가운데 채식주의자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이들의 대다수가 자신들이 만나본 채식주의자들이 선민사상(選民思想)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한다.

 

실제로 김 교수팀의 연구에서도 채식주의자 스스로 비채식인 등 다른 사람의 인식에 과민 반응하고, 도덕적 우월감을 느끼면서 스스로 벽을 쌓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채식인과 분명히 견해가 다르지만, 비 채식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지 않은 딜레마도 자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인 것은 대부분의 채식주의자는 채식 유지에 따른 어려움을 해결하거나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협상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연구결과 이들은 비채식인에게 긍정적인 자신의 경험을 제공해 채식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고자 노력했으며 채식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극단주의자가 되는 것을 피하고 비채식인과 정면 대립하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또한 채식에 대해 말할 적절한 때를 기다리고, 비채식인과 공통의 관심사를 찾아내는 등 점진적인 태도로 접근했다.

 

다양한 형태의 채식주의자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고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완전 비건은 아니더라도 육식을 줄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식탁 위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채식주의자든 비채식인이든 '크리스 헴스워스'와 같은 이해와 배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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