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협업해 비건 가죽 가방 빅토리아 백을 선보였던 친환경 대체 가죽 스타트업 마이코웍스(MycoWorks)가 이번엔 버섯 가죽 모자를 출시했다.
마이코웍스는 지난 19일(현지 시각) 공식 SNS에 고급 모자 디자이너 브랜드 닉 푸케(Nick Fouquet)과 손잡고 버섯 균사체 가죽인 ‘레이시(Reishi)’로 만든 모자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마이코웍스는 버섯 균사체 가죽 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비건 가죽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업체다. 특히 마이코웍스는 버섯의 몸체를 구성하는 실 구조인 균사체를 활용해 촉감과 품질에서 기존 동물의 가죽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은 가죽 레이시를 만들어 내는 특허 기술을 개발했다.
마이코웍스의 레이시 가죽은 기존 가죽 생산에 필수적인 동물 사육에서 수반되는 탄소 배출을 비롯해 동물의 희생을 필요로 하지 않은 친환경 가죽 중 하나다.
이번에 출시된 모자는 총 3종으로 100% 레이시 가죽만을 사용한 버킷 모자, 레이시 가죽이 밴드로 포함된 에콰도르 밀짚모자, 레이시 가죽 밴드와 바인딩이 있는 스웨이드 펠트 모자로 구성됐다. 현재 모자는 닉 푸케 공식 홈페이지에서 ‘MADEWITHREISHI’ 컬렉션으로 판매 중이며 모자 3가지의 가격은 810달러에서 1725달러로 각각 다르게 책정됐다.
마이코웍스가 이번에 협업한 닉 푸케는 친환경적인 과정을 통해 채취한 비버 퍼 펠트를 주 소재로 활용하는 브랜드로 디자이너 닉 푸케는 “지속가능한 재료로 작업한다는 아이디어가 흥미로웠다”라면서 “마이코웍스의 레이시 가죽은 전통적인 가죽이 가진 고급스러움과 품질에 모두 충족시키는 유일한 대안이다”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마이코웍스는 에르메스·샤넬·발렌시아가·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비건 가죽 제품을 출시해왔고 지난 1월 국내 기업 SK네트웍스는 마이코웍스에 2000만 달러(약 237억 원)를 투자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편 세계 가죽 시장은 연간 거래량이 1500억 달러 규모다. 이 가운데 최근 지속가능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동물 가죽을 대체한 다양한 비건 가죽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기술 솔루션 회사인 인피니티움 글로벌(Infinitum Global)의 보고서에 따르면 비건 가죽 시장은 2025년까지 89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버섯가죽을 비롯한 비건 가죽은 양산 체제를 갖추는 것 이외에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