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비행기는 운송 수단 가운데 가장 많은 탄소배출원으로 지목된다. 유럽환경청(EEA)의 자료를 살펴보면 1㎞당 탄소 배출량은 버스가 68g, 일반 승용차는 55g이고 기차는 가장 작은 14g인 반면 비행기의 경우 285g으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이처럼 비행기에 쓰이는 제트 연료(항공유)는 탄소 배출량이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데 최근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재생 연료를 도입하고 있는 항공사가 늘어나고 있다.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ustainable aviation fuel 이하 SAF)란 대체 항공 연료를 설명하는 용어로 지속 가능한 원재료로 만들어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연료이다. 주로 동식물성 기름이나 폐식용유, 해조류, 사탕수수, 바이오매스 등을 활용해 생산하는데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을 8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SAF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지난 4월 EU는 2025년부터 EU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기는 ‘지속 가능한 연료(SAF)’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SAF의 혼합비율은 2025년 2%에서 2050년 63%까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SAF 비중을 늘려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의 65%를 감축하기로 했다.
항공업계가 탈탄소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로 하는 SAF는 사실 최근 탄소 배출이 문제점으로 떠오르면서 개발된 발명품이 아니다. SAF는 지난 2011년부터 사용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데이터에 따르면 부분적으로 SAF를 도입한 비행기는 45만 회에 달한다.
상업 비행에 가장 먼저 SAF를 도입한 항공사는 유나이티드 항공이다. 이들은 지난 2021년 12월 100% SAF를 통해 상업 여객기 운항에 성공했다. 항공사에 따르면 당시 유나이티드 항공은 시카고에서부터 워싱턴까지 612마일(약 984km)을 비행하는 동안 SAF를 사용한 엔진이 기존 연료를 사용한 엔진보다 75% 적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등 글로벌 항공사들이 각각 SAF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속가능한 비행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최근 버진 애틀란틱 항공은 내년부터 업계 최초로 100% SAF를 사용한 대서양 횡단 비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내의 경우 대한항공이 2017년 국내 최초로 시카고~인천 구간에 SAF를 혼합 사용해 운항에 성공했다. 이들은 점차 SAF 사용편을 늘려갈 계획으로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와 바이오항공유 공급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SK에너지로부터 국내선 항공편에 사용되는 탄소 중립 항공유를 구매했다.
하지만 기후 운동가들은 SAF가 항공업계가 가진 탄소 배출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와 같은 비행기 이용량을 감당하기 위한 SAF 생산이 어려울 뿐더러 그 가격이 기존 항공유보다 가격이 2~5배 비싸기 때문이다.
국제 청정 교통 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n Clean Transportation)는 2050년까지 제트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충분한 SAF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 세계의 모든 초원을 바이오 연료 작물로 전환해야 하며 이는 분명히 불가능한 업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기후 운동가들은 항공의 급격한 증가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비행을 줄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